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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섦과 공존>AI시대 공존법 (관점전환, 디지털격차, 창의성)

harira 2026. 7. 25. 07:30

목차


    솔직히 저도 처음엔 AI 뉴스를 볼 때마다 뭔가 모를 불안감이 밀려왔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언제 사라질지, 세상이 어디로 흘러가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김태원의 《낯섦과 공존》을 읽으면서 그 불안의 정체가 뭔지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변화 자체가 두려운 게 아니라,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상태가 두렵다는 걸요.

    관점전환: 낯선 것을 기회로 바라보는 연습

    제가 직접 챗GPT를 처음 써봤을 때 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 질문 하나에 그럴듯한 글이 뚝딱 나오는 걸 보면서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이어서 "그럼 나는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습니다. 그때부터 AI에 대한 감정이 단순한 호기심에서 불안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리프레이밍(Reframing)이라는 개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리프레이밍이란 같은 상황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인지 전환 기법입니다. 심리학에서는 부정적인 사건을 다른 틀로 바라보게 함으로써 감정적 반응 자체를 바꾸는 데 활용합니다. 쉽게 말해, AI가 내 일자리를 빼앗는 위협이냐, 아니면 내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는 보조 도구냐의 차이는 사실 사실관계가 아니라 제가 어떤 프레임을 쓰느냐에 달려 있다는 뜻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AI에 질문을 던지는 행위 자체가 문제가 아닙니다. 제가 걱정하는 건 따로 있습니다. 답을 받아 적는 데 익숙해질수록, 질문을 만드는 능력 자체가 퇴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좋은 답은 결국 좋은 질문에서 나옵니다. 챗GPT가 아무리 정교해도, 무엇을 물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쓸모 있는 도구가 되지 못합니다.
    낯섦을 기회로 바꾸는 과정에서 실제로 도움이 된 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새로운 AI 도구가 나왔을 때 일단 직접 써보고 판단하기
    • 기존에 가던 분야 외에 전혀 다른 주제의 콘텐츠를 의도적으로 접하기
    •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의 말을 끝까지 들어보기

    이 세 가지가 생각보다 작은 것 같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낯섦에 대한 내성"이 생깁니다. 두려움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두려워도 한 발 내딛는 게 자연스러워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디지털격차와 창의성: 누구를 위한 기술인가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삶이 편리해진다는 말은 맞는 말이지만, 절반만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귀찮은 일이 줄어드는 건 분명하지만, 그 편리함을 제대로 누리려면 결국 어느 정도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 진입장벽이 생각보다 낮지 않습니다.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라는 개념이 여기서 중요해집니다. 디지털 리터러시란 디지털 기술과 정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단순히 스마트폰을 잘 쓰는 게 아니라, 온라인 정보의 진위를 판별하고 AI 도구를 목적에 맞게 다룰 수 있는 역량 전체를 포함합니다. 2023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일반 국민 대비 69.9%에 그쳤습니다(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 수치를 보면서 저는 "누구를 위한 기술인가"라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젊은 세대도 따라가기 벅찰 만큼 변화의 속도가 빠른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이 변화는 기회가 아니라 또 다른 소외가 될 수 있습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이미 연구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격차란 정보통신 기술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불평등을 의미합니다.
    한편으로 저는 AI 윤리(AI Ethics) 문제도 계속 마음에 걸립니다. AI 윤리란 인공지능 시스템이 설계·운영될 때 지켜야 할 도덕적 원칙과 규범 체계를 말합니다.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연구자들이 가장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윤리 기준인데, 문제는 그 기준을 누가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점입니다. 인간도 이해관계가 다르고 생각이 다른데, 그 기준을 설계하는 사람의 가치관이 그대로 AI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이 점은 기술의 발전과 별개로 우리 모두가 감시하고 논의해야 할 영역입니다.
    그렇다고 기술을 거부하는 것이 답은 아닙니다. OECD가 발표한 AI 원칙(OECD AI Principles)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인공지능은 인간의 가치와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개발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출처: OECD).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인간과 협업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도록 우리가 목소리를 내는 것, 그게 지금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봅니다.
    창의성이라는 것도 결국 맥락을 읽는 능력에서 시작됩니다. AI가 데이터를 조합하는 건 잘 하지만, 지금 이 사람이 왜 이 질문을 하는지, 이 상황에서 진짜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능력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입니다. 그 감각을 잃지 않으려면 계속 생각하고 질문하고 고민하는 습관을 놓지 않아야 합니다. AI에 의존할수록 그 근육이 약해진다는 걸 저는 조금씩 체감하고 있습니다.
    《낯섦과 공존》을 다 읽고 나서 AI에 대한 감정이 180도 바뀐 건 아닙니다. 여전히 불안한 부분이 있고, 여전히 기술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불안을 그냥 두는 것과, 불안을 들여다보고 무엇 때문인지 파악하는 것은 다릅니다. 지금 시대에 필요한 건 기술을 무조건 따라가는 것도, 무조건 거부하는 것도 아닙니다. 인간 고유의 감각을 유지하면서 기술과 적절한 거리를 조율하는 것, 그게 지금 저에게 가장 실질적인 해답으로 느껴집니다. 이 책이 그 고민의 시작점이 되어준 것만으로도 읽은 보람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