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꽤 오랫동안 말을 잘한다고 착각하며 살았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막힘없이 했고, 논리도 나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가까운 가족과의 대화에서 계속 어긋났습니다. 말이 많은 사람이 꼭 대화를 잘하는 건 아니라는 걸, 《말그릇》을 읽고 나서야 제대로 깨달았습니다.말하는 기술보다 말을 담는 그릇이 먼저다저는 말하는 기술, 그러니까 커뮤니케이션 스킬(communication skill)을 늘리면 관계가 나아질 거라고 믿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스킬이란 상대를 설득하거나 자신의 의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언어적 기법을 뜻합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제 착각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술보다 그릇이 먼저라는 이야기가 머리가 아니라 가슴에 꽂혔습니다.저자 김윤나는 코칭 심리학을 기반으로 말의..
말 잘하는 사람이 관계도 잘 유지할까요? 직접 겪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저는 40년을 살아오면서 남편과의 크고 작은 갈등을 돌아볼 때마다 공통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사건이 문제가 아니라, 그 순간 오간 말투가 문제였다는 것입니다. 이기주 작가의 에세이 《언어의 온도》를 읽으면서 그 이유를 비로소 언어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말에도 온도가 있다는 것, 팩트로 확인하다언어에 온도가 있다는 표현은 단순한 비유가 아닙니다.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Nonverbal Communication) 연구에 따르면 대화에서 감정을 전달하는 요소 중 말의 내용 자체는 전체의 7%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란 목소리의 톤, 표정, 몸짓처럼 언어 외의 방식으로 감정과 의미를 전달하는 모든 행위를 뜻..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얘기를 털어놓고 싶었던 적이 있으셨나요? 저는 한동안 그런 사람 하나가 간절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대단한 조언이 필요했던 게 아닙니다. 그냥 들어줄 사람. 그 마음으로 집어 든 책이 바로 김호연 작가의 《불편한 편의점》이었습니다. 원래 소설을 즐기는 편이 아닌데, 이 책에 완전히 반해버렸고 결국 작가의 다른 책들까지 다 읽게 되었습니다.경청과 공감이 만들어내는 관계의 회복력서울 청파동 골목 안쪽, 이름도 무색하게 불편하기만 한 편의점 'ALWAYS'에 어느 날 야간 알바생이 들어옵니다. 계산도 굼뜨고 말도 어눌한 노숙자 출신의 독고씨입니다. 그는 알코올성 치매(alcohol-induced dementia)를 앓고 있습니다. 알코올성 치매란 장기적인 과음으로 인해 뇌 신경이 손상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