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회피하는 것이 성숙한 태도라고 오랫동안 착각했습니다. 슬픔이나 분노가 밀려오면 재빨리 눌러버리는 게 어른스러운 일이라고 믿었으니까요. 김이나 작가의 《보통의 언어들》을 읽고 나서야 그게 얼마나 저 자신에게 무례한 짓이었는지 알게 됐습니다.감정 인식, 회피하면 진짜 문제가 생긴다일반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은 빨리 털어내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억누를수록 그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다른 형태로 튀어나왔습니다. 괜히 짜증이 늘거나, 이유도 모른 채 무기력해지는 식으로요.심리학에서는 이를 감정 억압(Emotional Suppression)이라고 부릅니다. 감정 억압이란 불쾌한 감정을 의식적으로 밀어내거나 표현하지 않으려는 심리 기제를 말하는데, 단기적..
말 잘하는 사람이 관계도 잘 유지할까요? 직접 겪어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저는 40년을 살아오면서 남편과의 크고 작은 갈등을 돌아볼 때마다 공통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사건이 문제가 아니라, 그 순간 오간 말투가 문제였다는 것입니다. 이기주 작가의 에세이 《언어의 온도》를 읽으면서 그 이유를 비로소 언어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말에도 온도가 있다는 것, 팩트로 확인하다언어에 온도가 있다는 표현은 단순한 비유가 아닙니다.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Nonverbal Communication) 연구에 따르면 대화에서 감정을 전달하는 요소 중 말의 내용 자체는 전체의 7%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란 목소리의 톤, 표정, 몸짓처럼 언어 외의 방식으로 감정과 의미를 전달하는 모든 행위를 뜻..